하회마을을 다시 찾게 해준 지산고택
5년전 안동 첫 방문때는 아이에게 고택에서의 하룻밤을 경험하게 해주려 지산고택을 택했습니다.
잔디가 깔리고 낮은 담장 뒤로 넓게 펼쳐진 마당이 눈에 바로 들어오는 집…
상방에 머물렀었는데 대청마루로 이어져 있어 양쪽 문을 열어 두면 자연스레 풍경이 눈에 담깁니다.
아무래도 아이가 5년 전 안동을 잊지 못하는 것이 지산고택에서의 하루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땐 밤새 비가 내렸고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 모내기 철에 유난히 시끄럽게 울었던 개구리 울음 소리들 마저도 추억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5년 전에 찍은 지산고택 사진입니다.
지산고택 옆집 민현재
이번에 숙소로 정한 곳은 지산고택 바로 옆에 위치한 민현재입니다.
옆집이지만 진입하는 골목이 달라 보건소에서 다른 길로 가야 합니다.
또 다른 새로운 곳에 머물고 싶었고 평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간단하게나마 조식이 제공되는 것도 큰 장점^^
두꺼운 매트리스가 깔려 있고 안쪽으로 깔끔한 화장실이 있습니다.
2인실인데 1인 추가했더니 여분 이불 1채가 놓여있었습니다.
수건과 생수, 드라이기도 비치되어 있는데 어랏 TV가 없어 당황했습니다.
공용와이파이가 제공되므로 테블릿으로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간단하게 짐을 정비한 후 하회마을 본격 탐방에 나섰습니다
안동 하회마을 유래
마을 입구에 안동 하회마을에 대한 소개글이 있어서 원문의 앞 부분을 인용하고 나머지는 사진으로 남겨봅니다.
“하회라는 마을 이름은 물이 돌아 흐른다는 뜻을 담고 있다. 낙동강 상류인 화천이 ‘S’자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 안고 흐르는 데서 생겨났다. 하회마을은 태극 모양 혹은 연꽃이 물에 떠 있는 형상으로 예로부터 좋은 땅으로 여기지는 곳이다”
삼신당 신목
제일 먼저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바로 찾아간 곳이 삼신당 신목이 있는 곳입니다.
수령이 600년이 넘는 나무를 둘레로 사람들이 적어둔 소망쪽지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각자의 소원을 적어서 묶어 두었습니다.
이 곳에서 바로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시작된다고 하네요.
안동 하회마을 삼신당
“삼신당은 하회마을에서 가장 중앙에 위치해 있다.
류종혜가 입향할 때 심은 것으로 전해지며 수령이 600년이 넘는 나무이며 마을 사람들이 성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하당으로도 불리며, 화산 중턱의 상당, 중당과 함께 마을 주민들의 소망을 비는 삼당을 이룬다.
정월 대보름 밤에 마을의 안녕을 비는 동제를 상당과 중당에서 지내고, 그 다음 아침에 여기서 제를 올린다.
이곳에서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시작된다.”
5년 전 이 곳에 필통을 놓고 갔다가 깜깜한 밤에 생각나서 그걸 찾으로 왔는데 인적도 없고 가로등도 띄엄띄엄 있어 귀신이 나올까봐 무서웠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가 마을의 중심이라 보니 1박 2일 동안 이곳을 3-4번 지나간 것 같습니다.
충효당
충효당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이며 현재 충효당이 지어지기 전의 집에서 소년기를 보냈다고 합니다.
지금의 충효당은 서애 사후에 지어진 집이며 후대에 확장한 조선 중엽의 전형적인 사대부 집이라고 합니다.
마당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영모각이라는 건물이 하나 보이는데 이 곳은 서애 선생의 귀중한 저서와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번엔 시간이 조금 늦어 문이 닫혀있었습니다.
충효당 내부도 곧 문이 닫힐 시점이라 운 좋게 들어가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큰 나무와 함께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데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충효당을 방문했었고 그때 방문 기념으로 충효당 앞에 심은 구상나무입니다.
민속놀이마당 옆 상점
마을을 돌아 솔숲을 만나기 전에 민속놀이마당이 있고 그 곁에 사진과 같이 여러가지 물건을 파는 곳이 있습니다.
너른 마당에 구경하기 좋게 펼쳐져 있는데 결국 사지는 못했지만 회초리나 똬리 같은 것은 실물로 본 적이 없는 아이에게 설명해주기에 좋았습니다.
하회 강변길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서 만송정 숲을 지나 강변길을 걸어 셔틀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해봅니다.
길 양쪽으로 우거진 벚나무길을 걸으며 시원함을 만끽하고 중간에 장승도 만나고 돌에 새겨진
“세계 유산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 The world heritage hisoric vilage of korea Hahoe”가 보이면 셔틀 버스 정류장입니다.
저녁은 하회장터에서
오후 6시가 되어야 하회마을 내부로 외부 차량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애초에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 왔기 때문에 하회장터로 가기 위해선 다시 마을 입구에서 셔틀을 타야 합니다.
셔틀 마감시간은 저녁 7시였고 우리는 장터에서 저녁을 먹고 주차해둔 차를 타고 다시 마을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하회마을의 대부분 숙소 내에선 음식섭취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회마을 장터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장터의 많은 식당 중에 하회민속식당을 택한 이유는 1박 2일 출연 맛집의 광고문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1박 2일의 열혈 팬인 아이의 발걸음이 저절로 택하게 된 곳!
장터의 식당들은 비슷한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우리는 간고등어+찜닭으로 구성된 하회한상(3인 기준 5만원)을 먹기로 했습니다.
저녁을 먹기엔 이른 시간인 탓에 식당은 여유가 있었고 뒤이어 나온 음식들은 깔끔했습니다.
3인이라고는 하지만 초등아이 포함이라 과연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공연시간을 맞추느라 점심을 대충 먹은 탓이었는지 고등어도 찜닭도 흔적도 없이 몽땅 사라졌습니다.
찜닭은 보통 크게 잘라 놓은 조각이 아니라 딱 먹기 좋을 만큼 크기라 먹기에 편했고, 당면도 딱 적당하게 익고 양도 많아 밥과 비벼 먹기에 딱 좋았어요
식사가 끝날 즈음 식당 주인께서 직접 만드신 딸기잼을 맛보라고 갖다 주셔서 먹어보았는데 시중의 딸기잼과는 그 맛이 아예 달랐습니다. 마치 대추고를 먹는 건강한 맛이었고 조금 덜어 주셔서 집에 와서도 빵에 발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녁 마실 하회마을 한 바퀴
숲길을 따라 부용대가 바라보이는 강변으로 내려왔습니다.
뭔가 줄이 길다랗게 아래로 내려와 있었고 강변 설치물에 하회선유줄불놀이 체험프로그램이라는 현수막이 보였습니다.
함안낙화놀이는 1박 2일 프로그램을 통해 본 적이 있었지만 그와 비슷했으나 또 다른 것 같았습니다.
하회마을의 선유줄불놀이는 일단 그 규모가 굉장하다하고 무엇보다 부용대 절벽과 그 아래를 흐르는 낙동강(화천)이 무대이니 실제로 보지는 못했으나 그 앞에서 줄불놀이를 상상해보면 얼마나 화려하고 예쁠지 상상이 됩니다.
하회선유줄불놀이 설명 홈페이지 http://www.hahoe.or.kr/coding/sub3/sub2.asp
2024년은 6월, 7월, 8월, 11월 첫번째 토요일에 하회선유줄불놀이가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미 5월 5일에 있었던 올해 첫 줄불놀이도 비가 왔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였던 영상을 보니 올해는 다시 와서 보기는 힘들 듯 하고 내년 즈음 다시 방문을 해 볼까도 싶었습니다.
하회마을의 진풍경은 해 질 녘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일 저녁이라 바람소리 외에는 사람의 소리가 없었습니다.
넘어가는 해를 뒤로 하고 다시 그네도 뛰어보고 오후에 돌아보지 못했던 마을 곳곳을 다니며 사진도 남기다 보니 민현재 숙소로 돌아올 때는 어스름하게 어둠이 내려앉았는데 마당으로 들어서는 민현재의 밤풍경이 또한 예술이었습니다.
다른 투숙객들도 도착했는지 마당엔 보이지 않던 차 몇 대가 더 보였습니다.
저녁은 다소 쌀쌀해져서 보일러를 올리고 테블릿으로 이것저것 보면서 밤을 보냈는데 정말이지 방이 뜨끈뜨끈했네요.
민현재에서 맞이하는 아침과 조식
오랜만에 많이 걸었고 운전을 했던 탓인지 뒤척이지 않고 완전 꿀잠을 맛보고선 밝아진 햇빛에 눈을 떠서 시계를 보니 5시 30분밖에 되질 않았습니다.
햇빛과 새소리에 눈을 뜨는 곳… 바로 이 곳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8시에 조식을 하기로 말씀을 드려 놓은 상태라 조금 더 잠을 자고 일어나 씻고 대청마루로 나가보니 세상에 딱 그림이다 싶을 만한 상이 테이블 위에 차려져 있었습니다.
밥상보가 더 예뻐서 한 컷…
식기가 예뻐서, 음식을 담음 새가 예뻐서 또 한 컷…
3명이 아침으로 먹기에 충분했고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소리와 천천히 음미하는 와플과 커피, 주스 그리고 과일은 조식만으로도 또 다시 민현재를 찾게 해주는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조식을 끝내고 주인분께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신다고 하셔서 대청마루 아래 마당에서 한 컷 찍었습니다.
한옥과 어울리는 흑백 폴라로이드 사진은 우리 집 액자 한 곳을 장식하고 있지요.
체크 아웃을 앞두고 다시 아침 마실을 다녀오고선 하회마을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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