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병산서원, 도산서원

이번에 병산서원을 찾은 이유라면 초등학생인 아이를 위해서였습니다. 미취학때는 도산서원을 갔었는데 퇴계 이황 선생과 천원 지폐에 있는 도산서원을 보여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이번 여행은 컨셉은 하회마을에서의 힐링이였기에 자연스럽게 가깝고 못 가본 병산서원으로 향하게 된 것입니다.


5년전 방문한 도산서원

도산서원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서원으로 향하는 그 길이 매우 아름답고 매력적이었습니다.

오른편으로 흐르는 낙동강을 두고 걷기에 딱 길을 걷게 되어 있는데 서원에 닿기도 전에 보이는 풍경에 마음은 이미 평온해져서 힘든 길이 아님에도 자꾸 멈춰서게 됩니다.

그 옛날 선비들이 걸었을 길을 걷다 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도산서원을 마주할 수 있는데 마치 이황 선생이 아직도 안에서 공부를 하고 계실 것 같은 느낌마저 드는 곳이었습니다.

현대스러움은 전혀 묻어 있지 않아 마치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해 들어온 느낌이 드는 곳이 바로 서원입니다.
그때를 생각하면서 지금은 좀 변했을지 모르지만 5년 전 도산서원 사진을 같이 올려 봅니다.






하회마을에서 병산서원 가는길

이번에 찾은 곳은 병산서원인데 하회마을 안내도에는 병산서원이 하회마을 동쪽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약도이다 보니 그렇게 그린 것 같은데 실제 지도로는 한참 떨어져 있어 약도만 믿고 걸어 갔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차를 타고 하회마을 주차장을 나와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가면 병산서원으로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지도를 보고 평지일 거라 생각했는데 완만한 경사를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좁은 비포장 도로가 나옵니다. 오프로드용 차량이 아니라 비포장길 웅덩이를 지날 때 마다 차가 출렁거려 왜 이 구역은 도로를 포장해놓지 않았나 의문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지 않았기 때문일까 싶었지만 그런 이유는 아닌듯하네요. 도착하니 대형 버스 주차장도 있었고 단체 관광객들이 관광버스에서 많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뭔가 사정이 있어 보수하려고 대기 중인것 같습니다.

병산서원 홈페이지 : http://www.byeongsan.net/



병산서원 주차장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병산서원까지는 좀 걸어 들어가야 합니다.

주차장에 있는 시내버스 시간표를 보니 210번 버스가 하루에 3차례(09:30분, 12:25분, 15:30분) 병산서원을 출발해서 풍산, 터미널, 교보생명을 운행하고 있지만 운행 횟수가 많지 않아 버스로 방문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병산서원 앞에서 반대쪽 숲길에서 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하회마을에서 오셨냐고 하니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그리 힘든 길도 아니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았다고 하시니 다음번에는 걸어서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0시부터 문화관광해설사님의 해설을 들을 수 있었는데 우리는 목적이 거기에 있지 않았으므로 입구부터 천천히 구경하며 병산서원으로 들어섰습니다.



병산서원 입구

병산서원에서 내려다보면 하회마을과 같이 앞으로는 낙동강이 흐르고 그 뒤로 병산이 병풍을 친 듯 드리워져 있고 소나무가 마치 병산서원을 지키듯 서 있습니다.

그리고 유난히 배롱나무가 많은데 꽃이 피는 7월부터는 또 새로운 모습의 서원을 볼 수 있겠더라구요.

병산서원은 2010년 안동하회마을과 함께, 그리고 2019년 다른 서원 9곳과 함께 세계유산에 두 차례에 선정되었다고 하니 이런 곳을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복례문

“〔顔淵問仁 子曰 克己復禮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안연문인 자왈 극기복례위인 일일극기복례 천하귀인언)〕”고 한 구절에서 인용하였다. 사람마다 욕망과 탐욕의 유혹을 이겨내고 예(禮)로서 자신을 절제하여 유학의 종지인 인(仁)을 이룩하라는 의미에서 ‘복례문’이라 하였다.”



광영지

복례문을 지나면 왼쪽으로 광영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광영지는 선비들이 마음을 닦고 학문에 정진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서원 속의 정원’이다.


두꺼비, 개구리 소리에 이끌려 들어가보았더니 무당개구리 등등이 볼에 바람을 잔뜩 집어넣고 우는 중이었습니다. 한참을 멍하니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멍에 잠시 젖어보았습니다.


만대루

“만대루는 두보(杜甫 701-762)와 주희(朱熹 1,130-1,200)의 시에서 인용하였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당나라 시인두보가 삼국지의 유비가 최후를 맞은 곳으로 유명한 백제성 절벽위의 누대를 바라보면서 지은 시의 ‘翠屏宜晚對(취병의만대)’에서 종일토록 바라보아도 싫지 않다는 뜻에서 만대루라 하였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만대루라는 곳이 보이는데 이곳은 안전점검의 이유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만대루를 본 느낌은 마치 학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원의 대부분의 느낌이 그런데 화려함이 아니라 수수하면서도 선비의 멋을 담고 있어 학의 고고함이 묻어났습니다. 마치 날개를 활짝 펼치고 앞으로 흐르는 낙동강을 품고 있는 모습이랄까요…



입교당

입교당에 올라앉아있는 사람들을 따라 뒤로 돌아가니 한 가운데서 문화광광해설사님이 해설을 하고 계셨고 관광객들도 질문을 하고 답변하는 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설명을 들으면 더 좋았으련만 일단 풍경을 더 눈에 담아 보고 싶어서 우리는 나머지 공간을 둘러보았습니다.

동재와 서재, 신문등은 서원의 일종의 필수 건물인 모양입니다. 도산서원의 구조도 그러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병산서원을 떠나며

병산서원을 내려와 소나무 아래 의자에 앉았더니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분명 병산서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보았을 터인데 앉아서 올려다보는 병산서원의 풍경은 아까와는 달라보였습니다. 그때는 목적지라 생각하고 올려다보았다면 의자에 앉아 보았을 때는 마치 그 풍경이 도산서원때처럼 조선시대로 다시 돌아가 그 속에 있는 느낌이랄까…

건축의 美라는 것이 정확하게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아름답다라고 느껴지는 바로 그 순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병산서원을 다시 머릿속에 새겨두고 아까 그 꼬불꼬불했던 산길을 돌아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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