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2017.08.17 yes24]
“마치 후광이 비치는 듯한 지나치게 잘생긴 외모의 소유자, 질질 끌고 다니는 삼선 슬리퍼조차 명품으로 보이게 만드는 남자 정차웅은 봉명아파트의 자랑거리! 그저 평범한 임대 아파트건만 봉명아파트엔 언제나 각종 사건 사고가 속출하여, 만사 귀찮은 관리사무소 직원은 오늘도 바쁘다! 아무것도 훔칠 게 없는 관리사무소에 도둑이 들질 않나, 입주민이 실종되거나 신원 미상자가 자살을 하질 않나, 심지어 엘리베이터에 연쇄 오물 투척 사건까지!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고 조용히 살아가고 싶은 정차웅이지만 저도 모르게 수사 본능이 고개를 든다. 전직 형사였던 꽃미남 관리사무소 직원이 선사하는 유쾌한 수사 일지.“
강주영이 정차웅을 향해 울 것 같은 목소리로 이런 말을 한다. -너네 아파트는 대체 왜 그래?
그리고 정차웅은 –
“사람 사는 곳이니깐. 나쁜 일 뒤에는 좋은 일이 오고, 거짓 뒤에는 늘 진실이 도사리고 있고, 악의 뒤에는 늘 선이 있는 것처럼, 사람 사는 곳에는 여러 가지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지지.”
정해연의 작품 몇권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스릴러와 함께 묻어있는 코믹 포인트이다. 그 코믹부분 때문에 스릴러로 빠져드는 느낌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책에서만 나오는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옆에서 바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느낌때문에 더 극한 스릴러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 아파트. 그리고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겉으론 큰 문제가 없이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게 모르게 깔려 있는 각자의 갈등과 곧 터질것 같은 일들이 도사리면서도 또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하루가 흘러가는 마치 조용한 전쟁터의 모습도 담겨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차웅은 봉명아파트 관리사무소 관리과장이다. 슬리퍼를 신고도 도둑보다 더 빨리 뛸 수 있는 남자, 지나치게 잘 생겨 꽃미남으로 그려져있지만 무엇보다 큰 일에서 벗어나고 싶어하고 참견하기 싫어하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책의 첫 부분부터 정차웅은 관리사무소에 몰래 들어온 도둑을 쫓고 방문교사의 죽음과 12층의 투신자살사건, 엘리베이터 오물사건과 1302호의 사망사건까지 그 사건 속에 숨어있는 사건의 열쇠를 푸는 사람이다.
전직 형사 출신인 정차웅과 형사 시절 동료였던 강지영, 그리고 정차웅이 형사를 그만두고 관리사무소 직원으로 조용히 살고 싶어하는 이유를 알고 있고 정차웅의 비밀(?)을 알고 있는 선배 형사 이억만 형사…
한 아파트에서 한번에 이렇게나 많은 일이 생긴다는게 약간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차하면 사건으로 발생될 수 있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되며 오히려 이렇게 사건으로 터뜨리면서 우리의 주위를 다시금 살펴보게 되는 계기를 이 책이 마련해준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책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의 특색이 재미있다.
그래서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 될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정차웅 역, 그리고 강지영 역, 그 외 나머지 인물들도 어른거리는 배우가 떠오른다.
아파트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뜻밖의 일, 그리고 그것을 풀어가는 전개과정과 깃들여있는 유쾌함까지 좋은 배우와 함께 드라마에서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꽃미남 정차웅을 이 책에서 끄집어내어 드라마를 통해…그래서 마치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으로 만나보고도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