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개봉됐던 2022년에 보려고 했지만 놓친 영화였다.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예고편을 보게 되었는데 아이와 같이 보면 아주 재미있을것 같아서 선택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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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첫번째 규칙이 뭔지 알아?
그건 바로 부모님을 존경하는 거야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하늘같은 분들이시고
큰 노력과 희생으로 우리가 잘 성장할 수 있게 편안한 집에서 잘 먹이셨지
그것도 엄청나게 많이 말이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보답은 부모님 말씀 잘 듣고 따르는거지
물론 어떤 사람들은 그래
근데 조심해야 된다. 부모님을 존경하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되면 그땐 자기 자신을 잃게 될지도 몰라
이 영화는 메이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캐나다 차이나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메이는 13살이다. 사춘기를 앞두고 있으나 영화의 첫머리 말과 같이 부모님 말씀은 무조건 따르는 모범적인 학생이다.
그러다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분노의 기분을 느끼는 순간 레서판다로 변하는 일을 겪는다. 바로 이 영화의 제목인 메이의 새빨간 비밀이 바로 그것이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이의 분노를 표출하게 될때 부모는 당황을 하게 마련이다. 그 분노가 일어나지 않도록 인내심과 절제를 가르치지만 그 분노를 다스리게 할 수 있는 부분까지 가르치기는 쉽지 않은것 같다.
미취학아동 정도의 본능적인 분노가 아니라 막 사춘기에 접어드는 자기 정체성 혼란까지 겪는 사춘기 아이라면 그 분노의 성격은 다른 것들보단 더 까다롭고 다루기 힘든 것일 수도 있을듯 하다.
부모가 된 본인도 겪었을 일이지만 사람이란 지나고 나면 까먹거나 그 고통은 무뎌진채 고통을 겪었음조차도 잊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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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색감이 아주 예쁘다. 캐나다에 이민 온 중국가족의 이야기라 빨간색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그 외에 우리의 일상생활이 주로 담긴 영화라 아주 익숙한 환경인데도 화면으로 보여지는 풍경은 익숙하면서도 색감이 너무 예뻐서 화면 같은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나오는 개성있는 캐릭터들도 한몫을 한다. 먼저 메이의 절친 3인방…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친구들의 모습은 또래의 아이에게 바로 영화에 빠져들게 만드는 마법도 있다. 메이가 레서판다로 변했음에도 그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아주 큰 힘의 원천이기도 했고…
아참! 가끔은 옛날이 그리워지기도 해
영원히 똑같은건 없어
우리 속엔 모두 야수가 있어. 꽁꽁 숨겨둔 시끄럽고 이상하고 엉망인 부분들 말이야
우리들 대부분은 끝까지 숨기지. 하지만 난 받아들였어
너희는 어때?
영화는 메이의 이런 이야기로 끝이 난다. 아이가 사춘기를 앞두고 있을 즈음 한번 더 보여주고 싶은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