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청소없이 몇년 사용했더니 곰팡이가 피었는지 냄새가 장난 아니라…
전문 업체를 불러서 청소하면 좋겠지만
직접 해보자는 생각에 작년인 2016년 9월에 필터만 빼서 청소했어요.
그리고 문제의 독일산 카쳐 스팀 청소기 SC 1 (KARCHER SC1)을 구매했어요.
인터넷으로 에어컨 청소 업체들 장비를 보니 스팀 청소기가 아니라
대부분 고압 세척기를 사용하더군요.
고압세척기는 사도 쓸 곳이 없고
스팀 청소기는 아기 장난감 소독용으로도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샀는데
완전 판단 미스…
한번 써보니 스팀 청소기는 왜 안 쓰는지 알겠더군요.
그래도 에어컨 청소한다고 사놓고 청소기도 에어컨도 청소 안하고
9개월째 방치
이제 여름이고 꼬맹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더는 미룰 수 없어
다시 에어컨 청소를 시작했어요.
일단 케이스를 분해해야 하는데 잘 안돼요.
모델 번호 SNC062BB0G를 확인하고 인터넷을 뒤져봐도 같은 모델은 없어요.
비슷한 LG 모델을 찾아봤는데
인터넷 동영상에 있는 나사가 왼쪽 뚜껑을 열어봐도 이 모델은 없네요.
오른쪽 뚜껑을 열어봐도 나사가 없어요.
이 모델은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날개 부분 밑에 있는 나사 2개가 전부이니
그 두개만 풀고 케이스 밑 부분을 잡고 앞으로 조심스럽게 들어 올리면 돼요.
에어컨 날개 부분의 틈으로 보니 저 동그란 팬 부분에 곰팡이가 장난 아니어요.
오른쪽을 봐도 곰팡이 너무 많아요. ㅠㅠ
자괴감도 들고…
케이스를 분해하고 왼쪽을 보면 나사 두 개가 나와요.
반갑다, 나사야~!
왜 푸는지도 모르고
후딱 풀어요!!!
나사를 풀면 이렇게 팬 코일 부분을 살짝 들어 올릴 수 있어요.
여기서 고압 세척기가 있으면 저 동그란 팬을 분해 안하고 세제와 압력으로 청소할 수 있던데
고압 세척기가 없으니 팬을 분해해서 씻기로 해요.
팬을 분해하기 위해서 저기 사이로 보이는 나사를 빼야 해요.
그리고 본체 왼쪽의 팬코일 부분을 살짝 들어 올려서 팬을 빼내면 돼요.
이게 빼는 건 쉬운데 조립은 도무지 못 하겠더라고요.
곰팡이 냄새 싫어요~~
너무 너무 시러요
락스를 뿌리고 불렸다가 칫솔로 씻는데 칫솔이 안 들어가요.
그래서 이제는 안쓰는 아기 젖병 씻던 솔을 쓰니 딱 맞아요.
닦은 부분과 안 닦은 부분 비교가 되나요?
다 닦으니 깨끗해졌어요.
이제 건조를 시켜요…
그리고 인터넷으로 봤던 업체분들이 하는 방식을 따라 해봐요.
집에 있는 비닐을 스카치테이프로 이어 붙이고
물받이로는 눈에 들어온 빨래 삶는 솥을 하나 가져왔어요.
세제(베이킹소다+구연산)를 적당히 만들어서 골고루 뿌려놓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물로 씻어내요~
그리고 작년에 에어컨 청소용으로 사고 테스트만 해본
고가의 카쳐 SC1 스팀 청소기로
팬 코일 구석구석 청소해요.
안쪽의 곰팡이까지 잘 닦이냐고요?
아니요, 하나도 안 닦여요
사용한 세제가 제일 문제인 것 같고
스팀 청소기는 압력이 높지 않아 별로 도움이 안 돼요.
그래서 최종 물티슈로 안쪽 플라스틱 부분을 다 닦아냈어요.
청소 만능 해결사 ‘물티슈’ 짱
그리고 물기를 건조하기 위해서
집에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고가의 장비를 동원해요.
바로 헤어드라이어로 건조 작업을 해요.
그리고 어느 정도 더 건조되도록 뒀다가
그 어렵다는 조립은 분해의 역순으로 해요
저 팬 조립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1시간 반 동안 조립하려다 못하고 시간이 너무 늦어서 첫날은 포기
둘째 날 회사에서 칼퇴근해서
또 30분 동안 낑낑거리며 조립 못 하고 있는데
옆 지기님이 보다 보다 못해서
자기가 한번 해보겠다고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어보더니
3분 만에 조립했어요
이 허탈함…
난 이틀동안 장장 2시간 동안 뭐한거지?
O T L
아무튼 조립 시 팬 부분의 베어링 중심을
에어컨 본체의 못처럼 생긴 모터 축에 넣어야 하는데
수평이 맞으면 힘 안 들이고 쏙 들어가는데
수평을 안 맞추거나
힘으로 넣으려고 하니까
안되더라고요.
직접 에어컨 청소를 해보고 내린 결론은
장비 산다고 돈 쓰고
생각처럼 일이 잘 안돼서 스트레스 받고
방법을 인터넷 검색해본다고 시간 뺏기고
날카로운 팬 코일 만지다가 손 다치면 치료비가 더 드니
그냥 업체 부르자!
에어컨 청소 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그래도 이라이더는 그냥 심심풀이 재미로 한번 시도해봤습니다.
다시 또 할거냐고요?
팬 부분 조립하는 게 자신이 없어서 전문 업체 부르렵니다.
그런데 옆 지기님이 팬 부분은 자기가 조립해줄 테니 올가을에도 청소해주랍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댓글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