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운치를 더하는 창덕궁 후원 관람

왕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창덕궁,

자연과 조화를 이룬 가장 한국적인 궁궐,


그리고 한국 전통 정원의 진수를 보여주는 창덕궁 후원


지난 2021년 8월 코로나로 한창 힘들었던 무렵, 처음 창덕궁을 찾게 되었고 그땐 창경궁, 창덕궁 후원, 그리고 창덕궁 관람으로 꽤 긴 시간을 들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시국이 그래서인지 더운 날씨였지만 코로나로 집에만 갇혀 있다가 외부로 나가고자 큰 마음을 먹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벌거벗은 한국사 ‘유홍준의 대한민국 서울은 어떻게 궁궐의 도시가 되었나’ 편을 보면서 그때 가보았던 창덕궁을 다시 찾고자 후원 예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의 5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까지 각 궁궐의 특징과 담긴 이야기에 대한 방송이었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또 새로운 얘기를 듣고 나니 한번 더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궁궐엔 비가 올 때 가보면 또 분위기가 다르다는 말씀과 함께~


세계유산 창덕궁

창덕궁은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1997년 12월 6일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창덕궁 후원 예매방법

후원 관람권은 당일 선착순 현장 발매도 가능하지만 원하는 시간에 관람을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으로 사전에 예매를 해두는것이 확실합니다.


예매방법 :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링크 클릭)



창덕궁 입장

2024년은 6월 19일 제주를 시작으로 장마에 들어갔지만 서울지역은 이른 무더위가 한창이었던터라 비에 대한 대비는 하지 못했는데 예보가 급하게 바뀌더니 후원을 가기로 한 날은 하루 종일 비로 바꼈습니다.

며칠 34도, 35도를 웃도는 날씨여서 차라리 비가 오는 날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도착한 창덕궁…



창덕궁 (전각) 관람요금, 후원 관람요금


후원을 예매했더라도 창덕궁 관람권은 별도로 구매해야 합니다.

돈화문을 들어갈 때 신용카드를 바로 대니 결제가 되더라구요. 돈화문(창덕궁 정문)에서 후원 입구까지 이동(약 15분 소요)해야 합니다.

비가 시작되고 있던 터라 사람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후원 입구로 들어서니 이미 사람들이 입장 대기 줄을 서 있었습니다.

– 창덕궁 (전각) 관람료 : 대인 3,000원 (후원 관람객도 필수 구매)

– 창덕궁 후원 관람요 : 대인 5,000원 / 소인 2,5000원 / 무료 국가유공자, 장애인 만 6세 이하
– 창덕궁 후원 관람 입장 시간 : 10시, 11시, 12시, 13시, 14시, 15시






후원 입장


오전 10시 1회차 관람이었는데 해설사 분이 오셔서 관람시 주의사항, 그리고 간단하게 창덕궁 후원에 대한 설명을 하고 관람객 모두가 함께 이동을 했습니다.


2021년 방문 당시 기억을 더듬어 보고 그때 사진을 살펴보니 그 당시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예약을 해야하고 정해진 인원수는 있었지만 관람객이 함께 이동하진 않았었습니다.
아무래도 사회적거리두기를 하니 불가능했었던 것 같고 그러다보니 이번처럼 곳곳에 대한 설명도 듣지 못하고 그냥 자유관람을 했었습니다.

(추가) 자유관람 기간이 별도로 있는데 2024년 4월 2일 부터 5월 19일까지 였고 방문한 6월중순은 해설 관람만 가능했습니다.


예전엔 이동하면서 볼 수 있었던 안내판만 봤었기 때문에 이번 해설사 분의 상세 설명을 들으며 이동하니 더 의미가 깊었습니다.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창덕궁 후원 오디오 가이드가 연결됩니다.

후원 관람 전에 미리 듣고 가면 눈 여겨 봐야 할 포인트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고 관람 후에 들어도 그때의 풍경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으니 더더욱 좋을 듯 합니다.

창덕궁 후원 오디오 가이드 듣기(링크)
https://www.beautifulshinhan.co.kr/servShcaInqyF010.do?mappingId=%2FservShcaInqyF010.do&genActiontypeCd=2ACT1010&genDoctreattypeCd=&genMenuId=menu_serv_serv_lawt_3095


창덕궁 부용지, 주합루

후원 입구에서 이동하여 내리막길로 들어서면 정말 숨겨져 있던 비밀의 정원 같은 느낌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바로 부용지와 주합루가 보이는 곳인데 창덕궁 후원하면 바로 이미지가 연상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연못에 비가 내려앉는 소리가 그 운치를 더하는 곳입니다.

부용정의 동북쪽에 위치한 영화당(暎花堂)에 걸터앉아 부용정을 바라보면 무릉도원이 바로 이곳인가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2021년엔 8월에 방문했었는데 그때는 부용지에 연꽃이 피어있고 연못 가득 연잎 천지였던 그 위로 규장각이 보입니다. 그때가 그리워서 예전 사진을 찾아서 올려봅니다.


2021년에는 신발을 벗고 영화당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영화당 가운데 자리를 잡고 앉아 바라보는 부용지의 모습입니다.

그때 들었던 매미소리 대신에 이번엔 부용지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가득 담아서 왔습니다.^^


불로문

애련지로 들어가기 위해 통과하는 불로문입니다.

‘불로(不老)’는 ‘늙지 않는다’는 의미로 임금의 건강과 장수를 바라는 염원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우리도 모두 더 이상 늙지 않기 위해 들어가보았습니다. 불로문은 큰 돌 하나로 가운데를 파내어 만들었다고 하고 네 귀퉁이에 뭔가 남아있는 흔적을 통해 아마 문이 달려있었지 않았나 추측을 한다고 합니다.



애련지

애련지는 부용정과 달리 가운데 섬이 없고 사방을 장대석으로 쌓아 올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반 건물에 비해 추녀가 길며 추녀 끝에는 잉어 모양의 토수가 있는데 물 기운으로 불 기운을 막는다고 하며 건물의 네 기둥 가운데 두 기둥은 연못 속에 잠겨 있는 초석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뽕나무 천연기념물

수령이 400년이 넘었다고 하니 저 나무는 조선의 역사를 모두 지켜보고 있었겠다 싶더라구요. 후손에게도 잘 물려줘야 하는 천연기념물입니다.




존덕정

관람지, 존덕지 그리고 옥류천 주변에 소요정, 청의정, 태극정 등 아담한 규모의 정자들이 세워져 있는데 그 중에 존덕지에 만들어진 존덕정은 이중지붕 구조이며 육각지붕 형태이며 24개의 기둥이 지붕을 받치고 있습니다.

관람객들이 많아 그 형태는 찍지 못했지만 우물정 모양의 천정과 황룡과 청룡이 장식되어 있다하여 찍어본 사진이 아래의 사진입니다.




연경당

존덕정을 지나 마주한 곳은 연경당이며 이 곳을 마주하며 처음 드는 생각은 마치 흑백TV를 보는 느낌입니다.
대부분 단청이 있어 칼라TV를 보는 느낌이 있었다면 이 곳은 안채와 사랑채를 따로 두었던 일반 사대부의 집처럼 꾸몄기 때문에 궁궐의 전각이나 단청을 입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연경당 선향재를 올려다 본 풍경인데 이 곳은 연경당의 서재이며 사랑채의 동쪽이나 서향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건물 전면에 차양을 덧대었는데 오늘의 블라인드와 같은 기능을 하며 차양의 지붕은 구리로 만들어져있고 차양의 안쪽은 나무 판으로 덧대고 나무로 십자 틀을 엮은 형태라고 합니다. 삼끈과 도르래를 달아 위치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하니 우리의 옛 건물들은 진짜 허투로 지어진 것이 하나도 없는듯 합니다.

처마 아래로 오리가 물을 뿜어 내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여 찍어보았습니다.

이 모습은 비오는 날에만 볼 수 있을 듯 하네요. 조선시대에 만들었던 것인지 현대에 설치해 둔 것인지 잘 모르겠네요.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된다면 해설사님께 여쭤보기로~~~


후원 관람을 마치며

연경당을 나와 처음으로 나오는 오르막을 올라 돌아오면 출발했던 후원 입구로 나오게 됩니다.

약 70분 정도의 관람시간이 모두 끝이 나는데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몰랐습니다.

맑은 봄날 혹은 가을날 또 한번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는 예약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비오는 날도 1차시부터 관람객이 많았으니까요.

숨어있는 절경들이 하나씩 드러나 감탄을 자아내며 사계절 풍경이 모두가 색다르고 궁궐의 뒷동산이라고 불리기엔 그 규모가 상당합니다.

비 오는 날의 운치가 더했던 창덕궁 후원은 다른 소리는 더하지 않은 빗소리와 여러 종류의 나무냄새로 기억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