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 ‘난위도 최상의 인간관계’

드디어 빌렸다. 이 책~!

‘자발적 아싸’라 표현한다. 하긴 그 말도 어울리지 않는다. 뭔가 자발적으로 결심한 적도 없고 스스로 ‘아싸’라고 규정짓는 것도 웃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굳이 이름을 붙여야 한다면 그 말이 제일 잘 어울리기도 하고 인터넷 카페에서도 그렇게 지칭하는 엄마들이 많이 있다.

요즘 말을 하기 시작하는 어린아이에서부터 동네 경로당이라도 나가는 어르신들까지 가장 힘들어하는게 인간관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냥 자기 삶을 충실히 살다보면 모두가 만족하는 삶을 살게 되지 않나 싶은 단순한 생각이 들지만 사실 만만찮은게 인간관계이다. 더구나 인간관계에 관한 유튜브만 보더라도 그 해결책이 모두가 다르다. 당연할 수 밖에…그 당사자가 다르고 이제까지 살아온 삶이 다르고 얽혀있는 인간들의 유형이 다른데 어찌 하나의 규정으로 한정지을 수 있을까.

아이를 낳고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조리원에 같이 있던 엄마들이었다.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조리원동기라는 것에 대해 듣기는 했지만 사실 필요성에 대해서도 인지하지 못했지만 오다가다 아이와 같은 날 태어난 아이를 보면 한번 더 눈이 가게 마련이었다. 하루 세끼 같은 밥을 먹으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엄마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 좁은 공간, 막연하게 생각되는 하루 하루에서 한 가지 빛을 발견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아마 대부분의 엄마들이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조리원 퇴소를 앞두고 의례처럼 단톡방이 생겼다. 그리고 몇 마디 주고 받다가 퇴소 후 모임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는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 물리적인 이유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모임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던것 같다.

그리고선 아이의 육아에만 집중하며 온라인상의 다른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고마운 댓글에 감사하며 그렇게 지냈지만 또 다시 어쩔 수 없이 맺어지는 관계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어린이집을 보내면서 부터다.

이 시작이 아마도 초등학교, 어떤 경우는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인연 혹은 엄마들과의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신념이 형성된다고 봐야할 것 같다. 인터넷 카페에는 긍정보단 부정의 글들이 많았다. 어설프게 지내다가 한 동네에서 불편하게 지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마 그 중심에 있었던것 같다.

운이 좋아서인지 아주 좋은 분들을 만났고 인터넷 카페에서 말하던 나쁜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간혹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되는 부분이 없진 않았지만 크게 마음의 부담이 되는 일은 많이 없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와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던 이유가 컸던것 같다. 가령 성별이 같고, 거의 첫째아이였고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어서 바로바로 연락이 가능했고 아이들의 성격도 크게 모나지도 않았고 엄마들도 모두 기본 예의를 갖추고 있던 분들…그래서 자칫 열배는 힘들었을뻔 했던 아이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시절도 잘 보냈던것 같다. 물론 자질구레한 기싸움 비슷한 것들은 경험해본것 같다.

시절인연이라는 단어를 접했던 때가 있었다.
보통 한번 맺은 인연에 대해 연연해한다.
더 발전시켜야 할것 같고 그저 그런 관계는 정리를 해야할것만 같은.
시절인연이란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는 뜻이며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인연, 무진장 애를 써도 만나지 못할 인연, 만나고 싶지 않아도, 갖고 싶지 않아도 시절의 때를 만나면 기어코 만날 수 밖에 없다한다.
그렇게 지나간 시절인연은 지금까지 맺어진 인연도, 좋은 추억으로 남은 인연도 있다.

보통 초등학교 1학년이 그 정점을 찍는다고 하는데 학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다르고 아무래도 경험이 있는 엄마들의 의견은 무시할 수가 없다. 여기에서 시대를 잘 타고 났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바로 인터넷 카페이다.

엄마들의 정보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것이 인터넷 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이고 한 가지 사실에 대해 다르게 느끼는 사람은 여럿이라 대부분 자기 말만 옳다고 말하는 동네 엄마의 말에 맹신하게 되지 않아서 좋다. 거기에 교육 유튜브까지 듣게 되니 정보의 다양성에서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었다. 물론 과한 정보로 혼란을 겪을 수도 있지만 판단은 각자의 몫이니…

학원 정보도 동네 엄마들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다. 물론 물어보지 않아도 귀에 먼저 와서 닿는 경우도 많지만 특별하게 큰 단점이 아니면 믿지 않았다. 그리고선 직접 상담을 하고 아이를 데려가서 의견을 묻고 둘이 판단해서 다니고 있다. 이게 최선일까? 그것은 누가 답을 해줄 수 있을까. 아이가 만족하고 학원을 오가는 발길이 가볍다면 그것으로 되었고 원비와 선생님의 교육철학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어딘가에 우리 아이에게 더 잘 맞는 학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 목표는 그곳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올바른 공부정서가 목표이고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 있는 학교수업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혼자서도 잘 해나가는 것처럼 적어두고는 있지만 사실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혹시 나만 모르는 세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 부분은 아이가 채워주기도 한다. 내가 판단했던 부분을 아이가 맡아주기도 하고 실제로 공부하고 우정을 쌓는 것은 아이의 몫이므로.

이 책을 한 5년만 먼저 만났어도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불킥하며 밤새 생각에 잠겼을때 이 책이 있었다면 그 밤이 외롭진 않았을것 같은데…
참 신기하게도 세상에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만 발견해도 세상일이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 사람이 나의 힘듦을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

이 책이 그렇다.
처음에 목차만 읽어보고도 왠지 지난 세월을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본격적인 책의 내용엔 엄마들의 세계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느낌도 있다.
나에게는 피해갔었던 A,B,C,D 엄마들과의 관계에서 휘청이는 엄마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관계에서 지켜야할 것은 균형이다. 거절할 것은 거절해서 자신만의 기준과 중심을 잡아야 그 관계는 건강하고 대등한 관계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상당히 어렵지만 아이에게도 가르쳐야할 내용인듯하다.

우리는 누구나 불완전한 인간이며 그래서 완벽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더 이상 다른 사람을 향한 비난도 자신을 향한 자책도 없이 모두가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래본다.

[yes 24] 강빈맘 저/ 클레이하우스| 2023년 10월 20일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 내 아이와 나를 지키는 인간관계 시크릿 노트

도서 목차

프롤로그_난이도 최상의 인간관계가 시작된다

1장 나가면 불편하고, 안 나가면 불안한 엄마들의 모임
웰컴 투 더 엄마들의 세계
엄마들과 처음 맺는 특별한 관계
리더와 구성원의 합이 중요해
엄마에겐 어른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엄마들만 만나고 오면 비교하게 된다고요?
오지랖과 조언은 한끗 차이
타인의 불행에서 행복을 찾는 엄마들
재력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엄마들
엄마들끼리도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 엄마가 빌런이 되는 이유


2장 엄마의 인싸력과 아이의 인싸력은 별개
엄마, 난 아직 친구 필요 없어요
아이에게 친구 없는 게 엄마 탓?
워킹맘의 불안은 또 다르다
엄마들 모임의 꽃, 초등1학년 반모임
엄마, 나도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받고 싶어
엄마들은 서로 사돈 같은 관계다
혼자 움츠러드는게 더 나을 때도 있다
상처를 주고받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줘야 할 말


3장 당신이 지켜야 할 품격 있는 태도 여덟 가지
하나, 자나 깨나 말조심
둘, 뒷담화의 선 지키기
셋, 자식 자랑 금지
넷, 돈 계산은 확실히
다섯, 시간 약속 지키기
여섯, 정보는 기브앤 테이크
일곱, 아이들 싸움에 감정적 대처는 금물
여덟, 단톡방 매너 지키기


4장 무례한 상대에게 상처받지 않는 법
내가 예민하거나 상대가 무례하거나
예민함을 인정하면 생기는 변화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적당한 공격성의 미학
피해의식을 버리면 행복해진다
나와 다른 사람과 덜 모나게 사는 법
심리적 거리와 의도를 확인하라
엄마에게도 따뜻한 부모가 필요하다


5장 인간관계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내 에너지를 의미 있는 데 쓰자
인간 소화제는 없다
감정쓰레기통과 에너지 뱀파이어의 궁합
뒷담화를 전달하는 사람이 더 나쁘다
거리 두기는 타이밍과 방법이 관건이다

6장 여자들 99퍼센트가 겪는다는 은밀한 따돌림
따돌림당하는 사람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피해자, 가해자, 동조자 어디에도 속하지 않기
엄마들 모임에서 비극이 일어나는 까닭
친한 친구가 적으로 돌변하는 이유
여자들은 왜 은밀하게 공격하는가
관계력이 무기다
나쁜 관계력이 따돌림에 이용되는 과정
선한 관계력을 키우는 법
따돌림 극복 방법 일곱가지
홀수의 저주는 대물림되지 않는다


7장 방어기제를 알면 관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
사람 간의 만남은 방어기제 간의 만남
르상티망이 문제다
싸한 느낌이 든다면 수동 공격
책임 전가의 방어기제, 투사
죄책감을 덜기 위한 방어기제, 취소
몸이 반응한다, 억압에 따른 신체화
두 얼굴의 방어기제, 보상과 동일시


8장 나의 중심은 나, 너의 중심은 너, 관계의 중심은 우리
나 몰래 단톡방 만든 거 아닐까?
미숙한 착함과 성숙한 착함
결핍을 완전히 채워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관계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들어는 보았는가, 자존감 흡혈귀
그럼에게 우리에겐 사람의 온기가 필요하다
건강한 관계를 맺을 줄 아는 엄마들의 특징
내가 싫어하는 그의 특징은 사실 나의 그림자


9장 단단한 나, 단단한 엄마, 그리고 단단한 아이
인간관계도 정리가 필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달콤함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만남도 있다
회복탄력성과 용서의 힘
결핍의 상징에서 사랑의 상징이 된 김밥
전적인 신뢰 하나면 충분하다
일등칸에 탄 엄마, 꼬리칸에 탄 엄마

에필로그_함께여서 더욱 행복한 엄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