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드 아웃2 2024.06.12 개봉]
2015년에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이 9년 만에 돌아왔다.
그리고 6월 12일 개봉한 영화가 개봉 나흘 째인 15일 100만 돌파로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올해 극장에서 꼭 봐야 할 영화로 꼽은 것은 바로 인사이드 아웃2와 11월 개봉 예정인 모아나 2 이다.
모두 전편에서 흥행을 했고 두 작품 모두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는 문구가 어울릴 만큼 전 세대가 극장으로 발길을 돌리게 할 만큼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2015년생 아이가 따라 그린 인사이드 아웃2 불안이]
인사이드 아웃 2에서 라일리가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새롭게 등장하는 감정은 불안이, 부럽이, 따분이, 당황이, 그리고 가끔 등장하는 추억할머니다.
그중 단연 눈길을 끌었던 캐릭터는 바로 불안이이며 전편의 슬픔이처럼 인사이드 아웃2의 전체를 끌고 가는 감정이라 생각할 수 있다. 불안을 이끄는 주황색부터 모든 일이 안테나를 켠 것처럼 위로 향해 있는 머리칼이 캐릭터 그 자체로 불안이를 표현해주고 있다. 그리고 항상 불안해 보이는 커다란 눈과 눈썹마저도…
불안
불안(不安) 또는 ‘불안감’이란 특정한 대상이 없이 막연히 나타나는 불쾌한 정서적 상태, 안도감이나 확신이 상실된 심리 상태이다.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분명한 위협을 인지하였을 때 나타나는 공포와는 다른 감정일뿐만아니라 안정이 되지 않는 심리적인 상태나 감정을 의미하거나 또는 생물학적으로 어떠한 위험이 개체의 존재를 위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각함으로써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문제해결과정에서 발현하는 정서 상태를 지칭하기도 한다.
기쁨과 슬픔, 까칠함과 소심함, 그리고 분노처럼 불안이라는 감정은 분명 사람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다.
영속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선 불안이라는 감정을 통해 현재와 미래에 대한 위험에 대한 대비를 세울 수 있으니 마냥 기쁨이의 감정만으로 현실에 대한 만족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그 삶이 결코 행복한 삶을 보장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어느 것이든 지나침에 문제가 있다.
라일리의 사춘기 버튼이 켜지고 감정의 제어판이 모두 리뉴얼 되면서 감정들이 같은 강도로 버튼을 누르지만 라일리에게 표현되는 감정은 이전의 것보다 더 크고 폭발적으로 반응된다.
그것은 감정들에게도, 라일리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당황스러움을 안겨주지만 그것은 곧 사춘기를 의미하는 것을 알기에 어느 정도 이해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보통 사춘기는 영유아기를 보내며 부모가 보냈던 사랑에 대한 적금을 타는 시기라는 우스갯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부모와 아이가 어떤 친밀감과 애착을 쌓아왔는지에 대한 적금이다. 지금껏 어떤 부모로 살아왔는지에 대해 한꺼번에 돌려받는 것…모든 것을 부모 탓으로 돌리기엔 억측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전혀 근거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라일리를 사랑하는 부모가 있음에도 사춘기 버튼이 켜진 라일리가 힘들어 한다는 것은 그 강도의 차이일뿐 결코 비켜갈 수 없는 시기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인정을 해야 하는것 같다.
그리고 지금 해야 할 일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은 사춘기 자녀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해 잘 알아 두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인사이드 아웃은 자녀와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겐 그 교본이 되는 영화라고 볼 수 있는데 그와 어울리게 기쁨이의 설명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상영이 시작되고 1시간 즈음까지는 기쁨이의 그 교과서적인 내용에 살짝 지루함이 느껴졌다. 한번 깨진 흐름이 다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다고 해야하나…
단연 눈길을 끌었던 장면은 바로 불안이의 상상 요새(?)이다.
그곳은 불안이가 운영하는 상상스튜디오로 라일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 하지만 부정적인 전개에 대한 모든 시나리오를 짠다.
이런 경험이라면 누구나 한번 즈음은 해 보았을 터인데 다른 사람에게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라며 충고를 해주지만 자신의 머릿속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가는 불안한 상상으로 라일리처럼 날밤을 세워본 경험 또한 다들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기 전까진 불안이 상상을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기쁨이가 불안이에게 그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불안이는 상상력을 엉뚱한 쪽으로 계속 이용하고 있노라고.
그렇게 영화 끄트머리에는 그 불안이 너무도 지나쳐 불안이 자신마저도 제어를 못하는 상태에까지 이른다.
바로 패닉 상태이며 보통 얘기하는 공황 상태일 것이다.
1편에서 라일리에게 필요치 않다고 생각했던 슬픔이를 끌어안는 기쁨이를 볼 수 있었다면 2편에서도 불안을 끌어안는 기쁨이를 볼 수 있다.
대신 불안이는 특별한 의자를 갖게 된다. 안락한 안마의자에 앉아 향기로운 차를 마시는 것이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켜져 그것이 불쑥불쑥 커져갈 때면 그렇게 특별의자에 앉혀두는 것이다. 릴렉스~~~
그저 착한 아이가 되어야만 했던 우리는 어떤 사춘기를 겪어 어른이 되었으며 나의 불안은 정말 안녕한지…
그리고 역시 착한 아이가 되기를 강요받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은 또 어떤 사춘기를 거쳐 어른이 될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다.
좋고 나쁜 것이 모두 모여 내가 된다.